
Play Together?
플레이투게더. 내가 이 게임을 시작한 건 3월 25일이고 설치해서 캐릭터를 만든 건 3월 24일이다. 설치–캐릭터 생성과 시작이 왜 다르냐면, 이 게임을 하고 싶다는 감정이 든 것도, 본격적으로 플레이를 하기 시작한 것도 캐릭터를 만든 다음날이었기 때문이다.

3월 22일 얘기이다. 속으로 '아... 귀찮은데. 뭔데 그게. 커마? 못 하는데. 관심 없는데.' 이 정도의 생각이었던 것 같다.
24일에 설치하고 캐릭터 만든 것도 1/3 강제로 한 것 같다.

24일에 캐릭터를 생성했을 때 찍은 스샷이다. 헤어랑 표정은 내가 고른 것일 텐데.
정말 뉴비 of 뉴비임. 인간이 빈손으로 와 빈손으로 떠난다더니 게임도 마찬가지인 것이다.

25일 정오 전후로 이제 뭔가 플레이를 하기 시작한 모습이다. 돼지 펫을 받아서 셀카를 찍었다. 돼지 이름은 '숲돼' — 우리 숲돼는 지금도 저 모습 그대로이다. 키우질 않아서....
이때만 해도 아직 속옷과도 같은 차림. 거의 아무것도 없다.
그래서 이때는 뭘 줘도 웬만하면 착용함. 머리에 새싹은 뭔지 모르겠는데 착용템이니 일단 씀. 귀한 것.

시작 당시 뭔 학교 밴드부 이벤트가 열리고 있었다. 그거 깨다가 받은 신발이랑 스커트에, 티샤쓰도 하나 어디서 얻어 입은 모습이다.
풋풋한 뉴비 냄새가 난다.
이러고 광장에서 돌아다니는 캐릭터 있으면 지금은 이렇게 생각할 것 같다: "왜 저러고 다니지?", "왜 벌거벗고 다니지?"
본인 뉴비일 적은 전혀 생각도 못하고 저 사람이 뉴비일 거라는 생각조차 못하는 반응임.

바로 위 스샷이랑 시간 순서가 뒤바뀐 것 같은데 그냥 쓴다. 3월 25일 오후, 캐릭터를 만든 다음날 이렇게 열심히 이벤트 퀘스트를 깨고 있는 모습이다.
그리고 약간 시무룩했던 것이다. 아무것도 가진 게 없고, NPC든 플레이어든 그들과 그림체가 안 맞는 슬픔.
사실 그러면 상점에서 아무거나 사서 입으면 될 텐데, 왠지 그런 시스템도 잘 몰랐었던 것 같다. 물론 과금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신도 없었던 때였다.

나는 일취월장하였다.
3월 25일 밤의 모습이다. 헤어도 바꾸고(기본템이지만) 무료 뽑기로 눈알도 얻었다.
무엇보다도 '낚시'를 시작했네?... 그럼 뭐, 이제 쭉 간다고 보면 된다. 이때부터 이미 여기까지 올 길이 닦였구나 싶다.

한 가지 불만. 왜 이딴 게 들어 있는 걸 뽑았지? 이해가 안 됨;;
지금도 어디에도 쓰이지 못하는 채로 가구함에 처박혀 있다. 이게 두 개쯤은 나왔을 텐데 하나는 갈아버렸다. 나머지 하나는 차마 갈지는 못한 상태.

경찰복을 입고 셀카를 찍었었다. 이 복장이 퍽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. 뭔가를 충족해서 경찰 칭호를 얻었는데 아마 그 칭호를 달면 경찰복으로 바뀌었던 것 같다.
마음에 든 이유는 별거 없다. 뉴비가 입을 옷이 있어야지.
묘하게 《중경삼림》이 생각난다. 최근에 이 영화를 생각했기 때문인지.

내가 두고두고 후회가 되는 게 있다면 바로 이거다.
3월 26일 이미 나는 빨강 돌연변이 앙샤도치를(그것도 왕관을!) 득했던 것이다. 그런데 가격에 혹해 팔아버렸고, 지금까지 빨강 돌연변이 앙샤도치는 절대 나와주지 않는다.
내 집 거실 수조에 과연 언제 남은 한 자리가 채워질 것인가.

다시 3월 25일 밤의 이야기. (문학적인 의도로 왔다갔다 하는 것이 아니다. 그냥 이미지 파일 가져오는 순서가 꼬였다.)
광장에서 부코님을 만났다. 왜 만났는지는 모르겠다. 그때 감상은 그냥, 현질해서 꾸몄구나. 저게 좋은 건가? 나도 저렇게 뭘 사야 하나? 굳이.... (근데 내 캐릭터로 사방팔방 돌아다니다 보니 아쉽고 그런 건 있어.) 이 정도.

학교 밴드부 이벤트는 뮤직 코인을 주는데, 학교에서 수업을 들어도 준다. 이벤트 끝날 때까지 학교 수업을 많이 들었다. 수업(미니게임) 종류는 몇 가지가 있는데, 그 중에서 꼭 못하는 게 있고 연습 없이도 그냥 잘하는 게 있다. 못하는 것은 몇 번이고 해도 성적 올리기가 쉽지 않은 것도 있다.
음악 연주는 늘 A+이고 내 위로 1명만 있을 때도 있었다. 그런데 다른 과목은 딱히 연습 없이도 잘한다고 기억된 것이 없다. 세포 분리하기는 좀 싫음.
이 미니게임에 대해 왜 길게 말하냐면... 왜 어떤 것은 익숙하지도 않은데 잘하고 어떤 것은 몇 번을 해도 버벅이고 잘 안 되냐는 것이다. 내 뇌 기능과 관련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흥미롭다.

돌연변이 덤보문어를 얻고는 신나서, 관수님이 생각나서 찍었다. 27일 새벽이었다. 이때부터 관수님한테 보여줄 게 생겨났고, 늘어만 간다.

27일 새벽에 다이아몬드를 캤다. 이걸 캐면 전체 메시지가 뿌려진다. XX가 다이아몬드를 캤다고. 시작한 지 사흘이나 됐을까.
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.
플레이투게더를 시작하면서 다시금 어딘가에 기록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는(다른 여러 이유로 느끼던 차에 쐐기를 박았던 것인지) 블로그를 다시 만들었다. 그리고 첫 게시물인데, 이왕이면 시작 당시의 기록부터 뒤져서 올려놓고 싶었다.
시작한 지 아직 한달도 되지 않았다. 그럼 지금도 뉴비인 것 같은데 왜인지 이때가 너무 까마득한 옛날 같다. 앨범 뒤지면서 이런 때도 있었다고? 하며 놀랐다.
내가 지금 발견한 다이아몬드는, 그때 내가 다이아몬드를 발견했었다는 사실 같은 것들이다.